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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리생각61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人間失格)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책장에 꽂혀있던 책을 집어든 것은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었다. '이제부터라도 책을 좀 읽어볼까' 라는 결심을 세우고 나서 한번 빙 둘러본 책장에는 겉표지만이 익숙한 몇 권의 책이 꽂혀 있었다. 아마도 이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라는 책은 사랑에 빠지면 사랑꾼이 따로 없을 정도로 애절한 사랑 시를 쓰곤 하던 남동생의 책일 것이다. 이 녀석은 예전부터 가수 '요조'의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그녀의 인터뷰 기사를 내게도 종종 들려주곤 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요조'의 이야기를 읽을 때면 불현듯 그 여가수의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머릿속에서 방해공작을 펼쳤다. 책의 소개에는 제법 큰 글씨로 '순수한 인간을 실격시키는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한 비판'이라는 누군가가 꽤나 진지하게 평을 내린.. 2021. 5. 26.
야마자키 마리 - 시시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國境のない生き方 私をつくった本と旅) 틀에 박힌 삶, 괜찮습니까? 쳇바퀴 같은 삶에 넌더리가 난 나의 눈에 '시시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라는 책의 제목이 들어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으리라. 지은이 야마자키 마리. 직업은 만화가이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는 열네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홀로 유럽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원래 교향악단의 비올라 연주가인 엄마가 가기로 한 것이지만 사정이 생겨 대신 가게 되었다. 첫 번째로 의문이 생겼던 부분이다. 어떻게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소녀를 머나먼 타국으로 홀로 여행을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지은이의 어머니 또한 범상치 않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어쨌든 그녀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보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홀로 유럽 여행을 시작하는데 우연히 이탈리아 출신의 도예가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 2021. 5. 10.
입사 5개월차, 신입 엔지니어의 일기 오늘은 chief engineer 가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사실은 나를 합격시켜줘서 고맙다고 내 쪽에서 인사하고 싶었지만 얼떨결에 인사만 듣다가 미팅이 끝나버렸다. 이 회사에서 일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는 순도 100%의 진심이 전해졌다면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나는 비전공자에 경력도 짧은데다 일본에 온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나를 이 회사에서는 뭘 믿고 뽑았을까 하고 의구심이 들곤 했었다. 그렇지만 오늘은 리카르도에게 ‘넌 어떻게 그렇게 배우는 게 빨라?’ 하는 말을 듣고 조금은 진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이렇게 자랑같은 글을 쓰는 게 남이 보거나, 나중에 보면 조금 재수없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기록이 언젠가 내가 매너리즘에 빠져버린 노련한 경력자가 되었을 때쯤 기적같은 .. 2020. 12. 1.
이사 후 첫 야근. 재택근무와 스크럼 방법론으로 일하는 나의 끄적임. 하필이면 우리 회사 대부분의 시스템을 구축했던 센틸이 모국인 인도로 돌아가버리고, 이번달까지 인수인계를 해주기로 했던 나가야마상이 급히 스쿼드 이동을 하는 바람에 입사 3개월차의 내가 Oracle과 SAP의 Administrator가 되었다. 둘다 갑작스러운 경우라 팀 리더와 프로젝트오너도 이런 상황은 예상을 못 했던 것 같다. 리더는 어시매니저를 한명 뽑아서 보완해 주겠다고 했지만 아직 경력있는 bilingual 엔지니어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언어 때문에 많은 지원자가 탈락했고 계속해서 인터뷰를 진행중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니 내가 입사했을 때 이 포지션의 사람을 뽑는데 1년이 걸렸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그때는 부담이 되면서도 기분이 좋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 회사는 채용에 정말 신중하구나, 새로.. 2020. 10. 14.
나의 도쿄 근황, 도심 속 바베큐, 도쿄캠핑, 토요스의 야경 이미 두 달 정도 지난 일이지만, 도쿄에서의 첫 바베큐, 도심 속의 캠핑, 그리고 토요스의 멋진 야경을 남겨두고자 늦었지만 포스팅을 하기로 했다. 노을이 지기 시작할 무렵의 토요스. 사진의 중간에서 왼쪽으로 살짝 벗어난 쪽에 보이는 철탑이 도쿄타워이다. 빨간 태양이 주변의 하늘과 구름을 주홍빛으로 물들이는 이 시간이 가장 아름답다. 우리가 바베큐를 했던 곳은, 신 토요스의 Wild Magic 이라는 곳이다. 직접 텐트나 장비를 가져가는 것이 아닌 데다가, 고기나 야채 또한 여기에다 사전 예약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술이나 음료 정도만 사서 가면 된다. 도심의 화려한 불빛 속에서 캠프의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밤이 되자 이윽고 주변의 건물에도 불빛이 하나 둘 .. 2020.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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