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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일상29

도쿄 사람이 되다 - 동경 생활 (음식) 적응기 나리타 공항에서 엄마를 배웅하고 돌아온 날, 입사도 하기 전인데 회식 자리에 불려가서 미리 사람들과 인사도 나누고 처음보는 희한한 비주얼의 치킨도 먹고. 주말은 혼자 집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가 중화요리점에 가서 히야시츄카(冷し中華)도 먹었다. 왠지 중국분들이 하는 것 같았는데, 한국에서 먹던 맛이랑은 살짝 달랐다. 더 시원하고 달달한 맛을 원했는데 여기는 시큼한 맛이 강했다. 이게 정통의 맛인가? 하나로는 부족해서 샤오룽바오도 하나 주문했다. 일요일 아침은 호텔 델루나 보면서 간단하게 감자 샐러드 샌드위치와 야채 샐러드. 편의점에서 파는 샐러드는 드레싱이 들어 있는 것과, 드레싱을 따로 구매해야하는 것, 두 종류가 있다. 드레싱을 사지 않았지만 꽤 먹을만 했어... 쇼핑을 하고 싶었는데 옷은 실패하고 유.. 2019. 9. 17.
이별, 고마운 사람들, 그리고 동경에서의 새로운 시작 한여름 밤의 꿈같은 짧은 시간이 지나고 가족, 친구, 그리고 모국과의 이별의 날이 다가왔다. 전날 밤에는 마지막으로 레오와 산책을 했다. 짧았던 시간 동안 이 녀석을 향한 애정은 넘쳐났는데 부지런하지 못한 성격 탓에 마음껏 놀아주진 못했었다. 아쉬운 마음에 마당 바위에 걸터앉아 몇 번이고 레오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이별을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은 천진한 그 눈으로 나에게 놀아달라며 흙 묻은 손을 어깨 위에 턱 턱 걸치고는 했다. 내가 일본으로 간다는 소식을 들은 친구들이 먼 곳에서 택배를 보내왔다. 대기업 식품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친구는 자기 회사의 소스와 라면 등등을 아이스박스로 한가득 담아 보내주었다. 이 친구 역시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데, 본인 일로도 바쁠 텐데 굳이 잊지 않고 .. 2019. 9. 13.
벌써 그리운 한국 출국 7일 전. 잠시의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는 부지런한 엄마는, 아빠가 가게를 잠시 봐 준다는 말에 외갓집에 다녀오자며 나를 재촉했다. 솜씨 좋은 할머니의 장도 얻어 올 겸, 출국 전 인사를 할겸 부랴부랴 차를 타고 외갓집으로 향했다. 때마침 근처에 사는 사촌언니도 퇴근을 했다길래, 오랜만에 할머니, 사촌언니, 엄마, 그리고 내가 만났다. 구미에 있는 '외할머니가' 라는 식당에서의 저녁 한 끼. '저희 오늘 외할머니 모시고 외식 왔어요' 하는 말에 친절한 점원이 웃음과 함께 맞이해준다. 가격대비 양도 푸짐하고 맛도 좋아서 외할머니도 만족스러워했다. 더 미리 자주 모시고 왔으면 좋았을 걸. 떠나기 직전에서야 그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구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촌언니가 근처에 멋진 카페가 생겼다고 했는.. 2019. 9. 7.
도쿄에 잘 도착해서, 잘 지내고 있는 일상 어느새 일본에 온 지 일주일 째 되는 날이다. 지난 주 수요일, 엄마와 함께 정신없이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던 일, 무거운 캐리어와 짐가방을 두세개씩 끌고 나리타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또 닛포리에 내려서 열쇠를 받고, 택시를 타고 쉐어 하우스로 이동했던 일. 엄마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옷과 짐을 정리하고, 필요한 것들도 알차게 쇼핑하고, 짬을 내어 아사쿠사에도 다녀왔던 일.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장면 장면들이 고작 일주일도 안 된 일이라니, 첫 출근을 하고 고작 삼일밖에 되지 않았다니, 새삼 신기하고도 아련한 기분이 든다. 어느새 출근을 한 지 삼일 째이고, 이제 회사로 가는 열차는 지도를 안 보고도 탈 수 있다. (고작 두 역을 지날 뿐이지만) 일본에서의 생활은 아직까지는 무탈하다. 회사에서는 시간이 그렇게.. 2019.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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