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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나의 작은 집 드디어 아마존에서 주문한 트리가 도착했다. 피곤했지만 겨우겨우 고른 트리를 춥고 외롭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부랴부랴 라라포트에서 사 온 라이트와 오너먼트로 꾸며주었다. 라이트는 플라잉 타이거에서 제일 긴 (10m짜리), 오너먼트는 니토리에서 파는 패키지로. 이 작은 집에 트리를 놓는 게 맞나 싶어서 한참 고민하다 내 키보다 조금 낮은 150cm로 샀는데, 크기는 딱 좋았다. 요즘 한국에서는 핫한 PE 소재라 잎도 나름 튼튼하고 내구성도 좋은 것 같아 아직은 만족스럽다. (일본에선 예쁜 트리 찾기가 참 힘들다. 퀄리티도 좀 별로고... 그래서 마음에 드는 걸 찾는데 애를 좀 먹었다.) 반짝이는 트리를 앞에 두고 침대에 앉아있으니 겨울과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난다. 반짝반짝하는 불빛이 왠지 이 집을 따뜻하게 .. 2024. 11. 10.
일본 직장인 일상 - 가장 싫어하는 연말 이벤트, 연말 조정 신청 나는 일본생활에 대부분 만족하는 편이지만 제일 싫어하는 것을 하나 꼽으라면 이 구닥다리 아날로그 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 전통을 지키는 거, 디지털 소외 계층을 배려하는 거 좋다고 쳐. 근데 연말 정산에 수입과 각종 공제 항목을 일일이 수기로 적어야 하는 건, 심지어 1mm 정도의 크기로 적혀진 작은 공식의 글자를 읽고 하나하나 계산해서 소득액, 수입액, 공제액, 기타등등을 적어야 하는 건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아무튼 로봇이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고 커피를 제조하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이 곳은 놀라울 정도로 아날로그하다. 연말조정, 한국에서는 연말정산이라고 하는 그거, 일본에서는 매년 집으로 서류봉투가 날아온다. 외국인이 읽고 따라하기엔 골치아픈 게 한 두개가 아닌데, 일단 오늘 내가 한 내용.. 2024. 11. 9.
코타츠 위에서 타코야끼 익어가는 밤 여름이 언제 끝나려나 싶었는데 벌써 일본 집 안의 공기가 차다. 내가 돈 많은 사업가였다면 온돌 사업을 했을텐데. 온수매트는 매일 밤 가동중, 히터는 시기상조. 하지만 코타츠를 꺼내기에는 딱 좋은 계절이다. 오늘은 블라드가 타꼬야끼를 먹고 싶다고 해서 큰 맘먹고 재료 준비를 했다. 어느새 일본 5년차. 타코야끼에는 소세지, 콘, 치즈, 김치를 넣어 커스터마이징 하면 더 맛있다는 사실을 배웠지! 작은 코타츠에 발을 녹이며, 배부를 정도로 만든 타코야끼 알알들을 보면 오래 전 일본 여행에서 처음 타코야끼를 먹었을 때의 충격이 떠오른다. 밀가루 반죽이 동그란 판 위에서 자기 주장도 없이 동글동글해지는 모양새가 신기하기도 하고, 아 저렇게 동그란 틀에서는 동그래지고 붕어빵 틀에서는 붕어 모양이 되는 반죽같은 사.. 2024. 11. 8.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person 오늘로 새 팀에서 근무한지 3주차! (옛) 상사에게서 장문의 메일이 왔는데, 내가 살면서 이토록 따스하게 쓴 메세지를 또 받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는 나와 면접에서 처음 만난 날을 이야기하며, 내 대답을 들었을 때 여태껏 만나지 못한 타입의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 통찰력있는 답변에 감탄했었다고 말했다. 나는 긴장했던 탓인지 무슨 대화를 했는지조차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조금은 떨리면서도 설레고, 긴장되면서도 즐거웠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팀의 초기멤버로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건 매번 그의 따뜻한 위로와 감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를 통해서는 신뢰를 받음과 동시에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를 배웠다. “훌륭한 엔지니어일 뿐만 아.. 2024. 11. 7.
새로운 도전, 인사&직원경험 스쿼드로 이동. 입사 후 4년간 근무했던 파이낸스 스쿼드를 떠나 Employee Experience (굳이 번역하면 직원 경험이려나)으로 팀을 옮긴 지 2주째다. 올해 8월로 입사 4년이 되었고, 그동안 파이낸스 스쿼드에 중고 신입으로 입사해서 참 많이 배우고, 경험했고, 성장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기회들이 있었고, 또 일본지사에서는 흔치 않은 기회로 헤이그에 있는 본사에도 다녀오고, 또 연차가 차지 않은 사원임에도 프로덕트 오너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으니 아마 나는 수많은 복들 중에서 직장 운을 타고났나 보다. 그럼에도 팀을 옮기기로 결심한 이유는, 사실 파이낸스에서 다루는 업무내용이 엔지니어가 다루기에 전혀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져버린 탓도 있고, 어쩌다 보니 팀에서 연장자가 되어버려 조금.. 2024.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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