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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상16

[경북/상주] 평화로운 고향에서의 날들 올해 우리 집은 이사를 했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열아홉 해를 살았던 곳을 떠나 낚시잡이와 해녀가 드나드는 작은 섬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서해대교가 바로 보이는 곳에 일자리를 구했고, 그렇게 스물의 후반이 될 때까지 빠르게 변하는 도시의 문명(?) 과는 다소 거리가 먼 작은 곳에서만 살았다. 내가 대학원을 졸업한 곳은 그린벨트가 막 풀리기 시작한 곳이었다. 학교의 산책길에는 이런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뱀과 멧돼지가 서식하니 밤에는 산책을 주의하시오.' 줄곧 작은 마을에서만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연이 있는 풍경이 그리웠다. 바람에 들국화가 흔들리는 소리, 한적한 들판을 걷는 두루미의 모습, 구름의 그림자가 머리를 스치우는 기분, 그런 것들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더없이 .. 2019. 7. 23.
[부산/수영] 광안리 회센터 맛집 삼삼횟집 요즘은 주말마다 강의를 들으러 부산에 가는데, 이번에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광안리에서 숙박을 하기로 했다. 강의가 끝나고 예약한 에어비앤비 아파트에 도착하니 어느덧 저녁 여덟시. 저녁 식사를 아직 못했다는 말에 주인 아주머니는 근처의 '삼삼 횟집' 이라는 곳의 회가 맛있다고 추천을 해주셨다. 우리가 머무른 곳은 거실에서는 광안대교가 보이고, 아파트 밖으로 나오면 민락동 횟집거리가 바로 보이는 아주 좋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두 명이서 2인분 (1인 25,000원) 을 주문하고 초밥을 만들어 먹기 위해 접시밥 (4,000원) 을 추가로 주문했다. 총 3종류의 회가 나오는데 참돔, 광어, 농어 또는 계절에 따라 밀치가 나온다고 한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겨울이 제철인 밀치. 이윽고 나온 것은 참돔과 광어. .. 2019. 1. 31.
JLPT 일본어 능력시험 결과 발표 2009년 겨울 즈음에 일본어 능력 시험을 쳤으니까 (그 때는 개정전이라 급수가 'N1'이 아닌 그냥 '1급'이었다) 근 10년만에 개정된 일본어 능력 시험을 친 셈이다. 시험이 있던 작년 연말은 진로 고민과 컨디션 난조로 책을 거의 펴보지 못했지만 (물론 공부할 시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니 핑계에 불과하다...) 수험료가 아까우니 '경험삼아 한 번 쳐볼까?' 하는 마음으로 수험장까지 갔던 것 같다. 시험 전날에 모의고사 형식의 문제집을 한 번 풀어보긴 했지만 합격선의 턱걸이 수준이라 아예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운 좋게도 결과는 합격이었다. 불합격하게 되더라도 여름에 있을 시험을 치면 된다며 스스로를 미리 위로하면서 올해의 버킷리스트 중 6번으로 'JLPT N1 따기' 라고 기록해두었는데 벌써.. 2019. 1. 23.
[대구/동성로] 귀여운 선인장 카페, 데일리 오아시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는 친구가 웬일인지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리기 좋은 카페에 데려가 주겠다고 했다. 기대 반 의심 반 으로 친구를 따라 나섰는데 동성로에서 중구청을 향해 걷다가 조금 인적이 드문 골목을 걸으며 '여기에 정말 카페가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 때쯤 나타난다. 의외로 내부는 꽤 넓었고 이 곳, 데일리 오아시스의 심벌과도 같은 선인장이 곳곳에 놓여져 있었다. 화장실을 가는 길에도 놓여져 있는 선인장 화분. 생각해보니 바쁜 일상 속에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정말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Daily Oasis 라는 이름이나, 사막에 피어나는 선인장을 모티브로 한 음료들은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가에도 역시 귀염귀염한 선인장 화분들.. 2019. 1. 15.
[대구/동성로] 멕시칸 음식이 맛있는 블랙타코 앤 그릴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새로운 취미는 전에 자주 먹던 음식이 아닌 입맛을 자극하는 새로운 음식들을 찾아 먹으며 미각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했다. 향신료 냄새가 은근히 풍기는 인도 커리라던지, 고수의 향이 은은히 풍기는 동남아 요리라던지 하는 것들이 그러한데 나 역시 그런 맛을 좋아하는 지라 이번에는 멕시코의 전통 음식인 타코를 먹기로 했다. 맛집 전문가 친구가 추천한 블랙 타코 앤 그릴 (Black Taco & Grill).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인지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제법 한산했다. 튼튼해 보이는 목조 구조에 다양한 디자인의 테이블과 의자들, 천장에 길다랗게 매달린 조명이 인상 깊은 분위기였다. 우리는 두 명이지만 다양하게 맛보고 싶은 욕심에 양이 꽤 많은 파히타와 나쵸 그랑데를 주문했다. 친구가 가장.. 2019.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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