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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일상/도쿄맛집

[도쿄/아다치구] 고독한 미식가가 다녀간 타이 요리점 라이카노

by Kyolee. 2019.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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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 타이 음식점 '라이카노(ライカののタイ料理)'

 

도쿄에 정착하고 나서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여러가지 사정들이 있어 블로그에는 소홀했지만 (?) 그래도 꽤 다행인 것은 잘 먹고, 잘 지내고, 나름대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 바쁘게 살았다는 사실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그것도 새해를 하루 앞 둔 12월 31일에 블로그를 재개하기로 한 것에는 딱히 큰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오랜만의 게시글이 '고독한 미식가'가 다녀온 타이 요리점이라는 점에는 꽤 의미가 있다고 스스로를 격려(?)해본다. 

 

아다치구 키타센쥬의 거리 (足立区北千住)

 

연말연시 휴일을 앞둔 주말, 후배와의 만남을 아다치구 키타센쥬로 정한 것은 단순히 이 곳이 우리 둘 사이의 중간 지점이자 역 근처에 스타벅스가 많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물론 이 전에 몬자야끼를 먹으러 와 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순전히 친구의 안내를 따라 움직였기 때문에 키타센쥬의 분위기를 살필 여유 같은 것은 없었다. 

느긋하게 늦잠을 잔 뒤, 키타센쥬 역 근처의 '와카바당(わかば党)' 이라고 하는, 고독한 미식가가 다녀갔다는 맛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아뿔싸, 일본은 유명한 맛집이든, 유명하지 않은 맛집이든 줄을 서야 한다는 사소한 진리를 잊고 말았다. 대기 시간이 생각보다 길 것 같아, 우연히 와카바당으로 오던 길에 발견한 '라이카노(ライカノ)' 라는 타이 요리점으로 발길을 돌리기로 했다. 

 

고독한 미식가 타이 음식점 '라이카노(ライカののタイ料理)'

 

외부에서도 느껴지는 전통의 분위기. 후배는 이 간판을 보자마자 이렇게 소리쳤다. '여기에도 고로상(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이 다녀갔을 것 같은데?'

 

고독한 미식가 타이 음식점 '라이카노(ライカののタイ料理)'

 

그리고 그런 후배의 예상은 적중했다. '라이카노'에도 고로상은 다녀갔다! 이런 상황을 '소 뒷걸음질치다 쥐 잡는다' 라고 하던가? 한국에서 지겹게 보던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상이 다녀간 음식점이라니. 여긴 먹어보지 않아도 벌써 맛집이다. 

메뉴판이 일본어와 타이어였던 탓에, 해석을 하는데도, 결정을 하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일본에서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본어가 메뉴판에 휘갈겨진 한자, 또는 띄어쓰기 없이 제멋대로 쓰여진 카타카나이다). 나는 이전부터 한번 맛보고 싶었던 똠양꿍을 주문했고, 후배는 쇠고기 바질 볶음밥을 주문했다. 고독한 미식가에서 고로상은 메인 메뉴를 네 개나 먹고도 추가 메뉴를 주문했다는데... 

식후에 커피도 마시고 디저트도 먹어줘야하는 잡식성인 우리는 적당히 하나씩만 주문했다.  

 

고독한 미식가가 다녀간 타이 요리점 라이카노의 똠양꿍

 

처음으로 도전해 본 똠양꿍. 새콤달콤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을 풍기는 것이 우리 입맛에는 너무나도 잘 맞았다. 새콤한 토마토 소스맛에 느끼하지 않게 걸죽한 스프, 그리고 적당한 풍미를 더하는 고수까지. 정말 완벽한 맛이었다. 

 

고독한 미식가가 다녀간 타이 요리점 라이카노의 쇠고기 바질 볶음밥

 

쇠고기 바질 볶음밥은 한국의 아시안 음식점에서 먹어본 볶음밥 맛과 흡사하다. 살짝 짭조롬하기는 했지만 맛이 좋았기 때문에 짜다는 표현 보다는 '밥도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낫겠다. 런치여서인지 메인 메뉴당 가격은 1000엔대 이하였고, 다시 가고 싶은 의향은 충분히 차고 넘친다! 고로 상은 카레와 국물없는 면을 먹었다고 했는데, 사전 조사 없이 간 터라 우리는 입맛대로 골랐지만 꽤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다음에 간다면 새로운 음식에도 도전을 해 봐야겠다. 그리고 이번에 못 갔던 와카바당은... 다음에 꼭 가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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