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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상/한국생활

일본 긴급사태가 한국 재택근무자에게 미치는 영향

by Kyolee. 2021.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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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기본적으로 Full remote (완전 재택근무) 가 가능한 환경을 제공해준다. 지난 해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 이슈였던 상황 속에서도, 한국에서 휴가 좀 보내고 재택근무 좀 하다가 오겠다는 요청을 매니저들은 흔쾌히 수락해줬다. 국외 재택근무가 어느새 7개월에 접어들고 있지만 그 누구도 일본에 돌아올거냐는 압박을 주지는 않았다. “혹시라도 회사 때문에 눈치볼 생각은 하지말고, 가족과 있는 시간을 즐겨줘!” 하고 최고 엔지니어는 말했다.
한국에 있으니 좋은 점도 많지만 가끔은 나태해지는 스스로를 느끼기도 했고, 무엇보다 출근, 동료들과의 티타임, 활동적이었던 바이브, 긴장과 설렘을 느끼며 살던 북적북적한 도쿄생활이 그리워질 때도 있었다.
백신여권이 생기면 양국을 왔다갔다하며 자유롭게 일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백신여권을 갖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아스트라제네카”라는 말 많고 탈 많은 백신의 1차 접종을 마쳤다. 이틀 뒤, 회사접종을 실시한다는 공지가 내려왔다. 우리 회사의 경우는 희망하는 직원 및 직원의 가족까지 접종할 수 있는 충분한 수량의 모더나 백신을 확보했다고 했다.
“아, 그냥 일본 가서 모더나 맞을걸…” 괜히 억울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어차피 백신이라는 게 확신이 없는 것 아니냐며 찜찜하지만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차 접종까지의 기간의 8~12주라 9월까지는 기다려야한다. 백신을 맞고 일본으로 출국하게 되면 다시 한국에 돌아올 때 자가격리 면제가 되기 때문에 9월쯤에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며 팀원들과 매니저에게 스리슬쩍 말해두었다.
작년에 한국에 왔고, 올해 우리 팀으로 입사한 동료만 네 명이나 되니까 서로 한번도 Face-to-Face 로 본 적이 없고 화면이나 음성으로만 대화해 본 동료들이 네명이나 되는 셈이다. 물론 나역시 입사 후 출근했던 날은 손에 꼽는다.
곧 도쿄에 돌아가겠다는 내 얘기를 들은 한 동료가 “I’m really excited to hear that!” 하고 말했다. 나도 매일 모니터로만 만나던 동료들을 직접 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두근거리는 기분이다.
그러나 오늘 아침 또 공지메일이 왔다. 8월 22일까지 도쿄에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되었다는 얘기였다. 따라서 오피스 출근을 가급적 삼가해달라는 회사의 당부 메일이었다. 이대로라면 아마 도쿄에 가더라도 시부야 본사로 출근하는 건 어려울 수도 있다.
취업비자로는 언제든 가고싶을 때 일본으로 출국할 수는 있지만, 출근을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한다면 굳이 돌아갈 필요가 있을까… 또다시 코로나가 발목을 잡는구나.
올해 안에는 돌아가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기는 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지 않는 한 연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도쿄에 있는 내 집은 잘 있겠지?

점심 시간에 강아지들과 산책이 가능하다는 점은 재택근무의 매력이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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