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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일상/도쿄생활

이직 후의 근황, 요즘 도쿄, 그냥 혼잣말.

by Kyolee. 2020.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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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한 날, 오피스에서 바라본 도쿄의 야경. 그리고 크리스마스 트리가 된 도쿄타워.

근황에 대해서 쓰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직 후 첫 출근. 그리고 어느새 재택근무만 세달 째.

입사 후에는 딱 세 번 회사에 출근을 했었다.

첫 번째가 입사일, 그마저도 노트북과 업무용 아이폰을 받기 위해서였다. 두 번째는 시부야 근처에서 시험이 있어서 근처에 간 김에 출근. 세 번째가 오리엔테이션.

우리 스쿼드는 매일 아침마다 sprint 회의를 하는데, 음성으로 매일매일 대화 하지만 아직까지 멤버들과 서로 얼굴을 보고 마주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심지어 매니저도, 스쿼드 리더도 아직까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스쿼드는 부서랑은 전혀 다른 개념인데, 스크럼 기반의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 매일 아침 회의를 함으로써 서로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빠르게 피드백을 주고 받음으로써 개발 주기를 단축시키며 진행하는 방법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그렇고, 우리 회사의 경우에는 Agile platform을 적용한 지 어느새 3년이 되었기 때문에 회의나, sprint, user story는 물론 plan, task 및 개발과 git 까지 Microsoft azure 를 통해 제대로 된 Agile 방식을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가끔은 내가 정말 최첨단의 공간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다는 신비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아직 내 지식과 경험이 짧아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소속된 트랜스포메이션 부 (트랜스포메이션 부에만 열 몇개의 팀이 있다) 의 팀장은 인도인이고, 아마 1차 면접 때  영상으로 만났던 것 같다. 하지만 무슨 대화를 했는지, 외모가 어땠는지도 잘 기억은 나질 않는다. 대신 지금 나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해 주고 있는 나가야마상은 면접 때 확실히 본 기억이 난다.

외자계 대기업의 면접관에 왠 티셔츠를 입은 젊은 남자가...? 하고 의아해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우리 회사는 새 직원을 뽑을 때 신입사원은 물론이고 사원 누구나 지원을 통해 면접관으로 참여할 수 있다. 굳이 직급이 높은 경력자가 아니더라도 함께 일하고 싶은 지원자를 살펴보고, 여러 각도에서 케미스트리를 체크하기 위함이다. 

내가 속한 스쿼드의 프로덕트 오너는 네덜란드 사람이다. 우리 회사가 네덜란드 회사이기 때문에, 경영전략이나 리스크관리를 하던 본부 혹은 유럽 지사 소속의 전문가들이 도쿄 지사의 프로젝트 오너로도 많이 활약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오리엔테이션이 두 달이나 미뤄지는 바람에, 나는 8월에 입사한 중고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10월이 되어서야 회사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우리 회사는 무려 역사가 175년이나 되지만, 일본에는 그보다 더 오래된 회사들이 많아서 나름대로 젊은 회사라고 한다. (그저 웃지요) 오리엔테이션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일화가 많은데 요즘 업무량이 급 늘어나서 (100% 퇴사를 하고 인도로 돌아간다는 엔지니어가 인수인계를 대충했기 때문이다) 영 에너지가 없다. 환절기라 감기인지 비염인지 모를 것을 달고 살기도 하고. 컨디션이 영 말이 아니다. 그나마 프로젝트 오너나, 팀 매니저가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해주고 잘 들어주려고 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원래 코로나 때문에 채용이 없을 예정이었는데, 그 인도인 때문에 영어와 일본어로 소통이 가능한 어시스턴트 매니저를 또 채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 사람이 떠넘긴 일들이 너무 많고 스스로 답을 찾기 힘들다고 징징댔더니 (사실 I'm afraid if there're new issues like this! 라고 말한 것 뿐이지만) 매니저가 곧 사람을 뽑아주겠노라고 하는 걸 보면 역시 우리 회사는 꽤 괜찮은 곳인 것 같다. 아직까지는 100점 만점에.. 200점이다. 1년 뒤에 보면 또 어떤 생각이 들려나. 아직 2개월차의 꿈같은 이야기이려나. 그래도 이 꿈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 이직 후 첫 출근의 기록은 아래 브이로그에도 기록해두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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