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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맛/큐슈

[나가사키] 본고장에서 먹는 나가사키 짬뽕과 구라바엔(글로벌 정원)

by Kyolee. 2018.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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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에 도착한 것은 늦은 저녁이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나가사키 탐방은 2일차 부터 시작되었다. 여행 동안에는, 특히나 입에 맞는 먹거리가 많은 일본 여행 중이라면 음식을 잘 챙겨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날 새벽은 하나우사기(花うさぎ)에서 술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아침은 해장을 할 겸 나가사키 본고장의 짬뽕을 맛보기로 했다.

 

 

계획을 세워 움직이는 것도 좋지만, 발걸음이 이끄는 대로 여유롭게 마을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 또한 색다른 재미가 있다. 오늘의 일정인 구라바엔을 가기 전까지 조금은 시간이 없으니 점심을 먹기 전까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게스트하우스의 스텝에게 가까운 곳에 나가사키 짬뽕이 맛있는 집이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이 곳 '텐텐유 (天天有)'를 소개해 주었다. 사실 여행객들에게는 중화거리의 나가사키 짬뽕이 더 유명하지만, 이왕이면 현지인들이 가는 곳에서 먹어보고 싶었다.   

 

 

역시나 근처에 사는 현지인들이 주로 오는 곳인 듯, 낯설면서도 어딘가 정겨운 분위기가 감돈다. 주문한 나가사키 짬뽕이 나오고, 주변을 둘러보니 어째 이상한 기분이 든다. 우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나가사키 짬뽕이 아닌 '사라우동(皿うどん)' 을 시켜서 먹고 있었다. 가게를 나오고 나서야, 나가사키에서는 정작 나가사키 짬뽕보다는 사라우동이 더 인기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금 아쉽지만, 한국의 중화요리점에서 맛본것 과는 사뭇 다른, 본토의 (조금 짠) 나가사키 짬뽕을 맛볼 수 있었던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이번에는 너무나 타보고 싶었던 노면전차를 타고 구라바엔(グラバー園)을 향해 떠나기로 한다. 구라바엔은 영어로는 Glover Garden 으로 Glover 라는 이름의 일본식 발음인 '구라바(グラバー)'에 정원을 뜻하는 '엔(園)' 이 합쳐진 이름이다. 지하철이나 버스가 아닌 노면전차를 타고 스쳐지나가는 낯선 풍경을 감상하는 것에는 나름대로의 낭만이 있다. 

 

 

구라바엔에 도착했더니, 단체 관광객의 인파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더운 날씨 탓인지 세븐 일레븐으로 들어가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거대한 행렬을 만들고 있었다. 그와중에 하천과 주변 가옥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한 컷을 남겨본다. 

 

 

항구 도시 특유의 이국적인 건물들과, 그보다 높은 층수를 자랑하는 크루즈 선이 보인다. 이 길을 쭉 따라 올라가면 목적지인 구라바엔에 다다를 수 있다. 푸른 하늘이 예쁘지만 그보다 뜨거운 햇살 때문에 모자와 선글라스는 필수이다. 

 

나가사키 구라바엔으로 향하는 길
나가사키 구라바엔으로 향하는 길

 

구라바엔으로 향하는 길에서 내려다 본 풍경
구라바엔으로 향하는 길에서 내려다 본 풍경

 

 

어느 정도 올라왔나 싶어 고개를 들어보면 '오우라 천주당' 이라고 하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을 발견할 수 있다. 일본의 국보 중에서는 유일한 서양식 건물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성당을 보는 것은 보기드문 일인데, 개항 이후에 서양 문물과 사람들이 드나들며 자연스럽게 지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구라바엔으로 오르는 에스컬레이터
구라바엔으로 오르는 에스컬레이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일본 근대화의 시작점을 간직했다고도 불리는 구라바엔으로 올라가본다. 이 곳은 원래 스코틀랜드에서 건너온 'Glover'라고 하는 사람의 저택이었는데, 지금은 서양식 건물과 잘 가꾸어진 정원으로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이 되었다. 

 

 

나가사키 여행을 위해 준비해온 토퍼가 이곳에서도 빛을 발한다. 지붕과 기와는 일본의 느낌이지만 그 아래의 창문에서는 서양의 느낌이 나는 것 같다. 

 

구라바엔에서 보이는 크루즈

 

구라바엔에서 보이는 크루즈

 

멀리 오르막길을 오르기 전에 발견했던 크루즈가 보였다. 1층, 2층, 3층... 언젠가 저 큰 크루즈를 타고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의 7월 중순은 너무너무 뜨거웠지만, 개항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나가사키의 서양식 건축물을 감상하는 재미와, 꽃과 푸른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좋았다. 나가사키의 구라바엔을 간다면 가급적이면 가을이나 겨울에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나가사키 짬뽕 중화요리점 텐텐유(天天有)

2-14 Motoshikkuimachi, Nagasaki-shi, Nagasaki-ken 850-0901, Japan

+81 95-821-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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