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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일본취업

늦깎이 비전공자의 터닝 포인트 일본취업 - 면접/인터뷰 편 (1)

by Kyolee. 2021.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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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비슷한 늦깎이 비전공자 여성들이 일본 아이티 취업을 하는 데 조금이라도 위안과 정보 공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일본 취업 관련 포스팅을 시작했지만, 생각만큼 진전이 있지는 못했다. 역시 블로그는 부지런한 사람이 해야하는 게 맞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비밀댓글로 고민과 질문을 남겨주셨다. 특히 나처럼 비전공자에, 일본 취업을 망설이는, 서른 전후반의 여성분들이 많았다. 어떤 학원을 다녔는지에 대한 질문도 많았지만 내가 다녔던 학원이나 수강 프로그램을 적극 권장하고 싶지는 않기에 공개적으로 알려드릴 계획은 없다. 다만 비밀 댓글로 물어주시는 분들께는 이전처럼 계속 알려드릴 생각이다.

오늘은 면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일본기업의 면접 분위기, 질문 등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것 같았고 나역시 취업을 준비할 때 가장 궁금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나는 학원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약 3개월 뒤부터 면접을 보기 시작했다. 일본 취업을 결심한 시점부터 JLPT N1 공부를 시작했는데, 일본어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는 취업연계 학원에서 내게 적극적으로 인터뷰를 볼 것을 권유했다. 내 입장에서는 학원에서 진행중이던 개발과 프로젝트에 조금 더 자신이 붙은 뒤에 면접을 보고 싶었지만, 취업 담당자는 내게 실전 면접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득했다. 그렇게 나는 '연습'과 '경험'이라는 생각으로 첫 일본 기업의 면접을 준비했다.

한국기업의 면접에서 광탈했던 경험이 꽤 있었던 지라, 면접이라는 관문은 나에게 있어 앞으로 닥칠 취업 프로세스 중 가장 어렵고 힘든 관문이었다. 면접 울렁증, 특히 늙은 남자 면접관에 대한 울렁증이 있던 나는 조금은 두려운 마음과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일본 기업의 면접을 준비했다. 다음은 일본 기업 면접을 준비하는 분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일본기업의 면접 특징과 내가 받았던 질문 리스트들을 작성해보았다.

<일본기업 면접의 특징>
일본 면접의 특징 첫 번째, 압박 면접이란 없다.
면접은 모두 스카이프로 진행되었는데, 처음 화면을 켜자 3명에서 5명 정도의 면접관의 모습이 보였다. 영상이기는 하지만 긴장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앉은 상태로 인사를 가볍게 나누고, 그쪽에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라는 말이 나오면 준비했던 간결한 자기소개를 일본어로 말한다. 기발한 자기소개를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문화가 다른 나라의 면접관들에게 굳이 기발함을 어필하는 것보다는, 잘 정돈되고 말하기 쉬운 일본어로 자기소개를 하는 것을 더 추천한다. 준비한 자기소개가 끝나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일본어를 정말 잘 하는군요!"
정말로 일본어를 잘 해서라기보다는 칭찬과 좋은 말을 아끼지 않는 일본인의 특성 때문인 것 같다. 시종일관 나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는 면접관들의 얼굴을 보다보면 어느새 면접에 대한 긴장감은 사라지고 조금 편안한 분위기로 대화를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일본 면접의 두 번째 특징,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일본 취업 준비를 하면서 착각했던 것 중 하나는, 스스로가 완벽히 준비된 상태에서 면접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하나하나 면접을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그들이 완벽하게 준비된 고스펙의 지원자보다는 잠재력이 있으며, 개발을 공부중인, 앞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해나갈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일본인을 뽑는 일본 대기업의 경우 깊은 전공지식과 자격을 요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한국의 지원자를 채용하려고 하는 일본기업들은 전공이나 스펙을 요구하지 않으며 관대하게 지원자들을 바라보는 편이다.

<일본 기업 면접 때 받은 아이티 관련 질문 리스트>

  •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에 자신이 있는가?
  • 그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한 이유는 무엇인가?
  • 본인의 개발 능력이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는가?
  •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가?
  • 개발 관련 실무 경험이 있다면 어느정도인지, 없다면 공부한 기간은 얼마인가?

<일본 기업 면접 때 받은 아이티 관련 질문 리스트>

  • 취미나 특기는 무엇인가?
  •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 본인의 성격은 어떠한가?
  •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는가?
  • 동료/상사와의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는가?
  • 비전공자인데 왜 IT를 공부하기로 했는가?
  • 왜 일본에서 일하고 싶은가?
  • 개발이 아닌 다른 업무 경험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 백엔드/프론트엔드 어느쪽에 관심이 많은가? 관심이 없는 쪽의 개발도 배우고 싶은가?
  • 자신의 5년후, 10년 후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
  • 일본 음식을 좋아하는가?
  • 일본의 기업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상이 내가 준비하고 답했던 일본 기업의 면접 질문 리스트들이다. 면접은 "1차 면접 - 사장 면접 - 최종 인사팀 면담" 인 경우가 많았지만 사장 면접과 인사팀 면담은 정말로 가볍게 얼굴을 보고 인사하는 수준이다. 1차 면접과 질문이 겹치기도 하고, 조금 더 가벼운 대화를 하는 느낌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어쨌든 나는 이러한 내용들로 다섯 군데 기업의 면접을 봤고, 최종적으로 다섯 군데 모두로부터 내정통지 (최종 오퍼) 를 받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일본 기업에서는 압박 면접이 전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건 공부한 내용에 대한 점검과 자신감, 그리고 면접관과 대화할 수 있는 어느정도 수준의 일본어일 것이다. 최종 오퍼를 받고 나면, 일본의 인사담당자와 메일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그때는 비즈니스 상황에서 쓰는 존경어, 겸양어 등의 비즈니스 일본어를 써야만 한다. 하지만 인터뷰 중에는 지나치게 무례한 일본어가 아니라면, 외국인이라는 어드밴티지가 있기 때문에 크게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를 よろしくお願いいたします。라고 하는 정도만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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